[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코로나19 치료제는 완성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면 연내 승인을 받아 내년 초부터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완성에 가장 근접한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 ‘CT-P59’는 지난 달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수집, 분석 중이다. 셀트리온은 결과가 취합되는대로 이를 토대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항체 치료제에 대해 현재 임상 2상이 끝나고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개발 일정이 제일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가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도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9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진행해 온 70대 남성이 ‘GC5131A’을 투여받은 후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GC5131A는 21건의 치료 목적 승인을 받았다.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은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응급 환자에 쓸 수 있도록 식약처가 승인하는 제도다. 현재 GC5131A의 임상 2상은 국내 12개 병원에서 6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연내 임상 2상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종근당이 약물재창출을 통해 개발 중인 ‘나파벨탄’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 최근 러시아, 멕시코, 세네갈에 이어 호주에서도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기존 4개국에서 7개국으로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인종에서 약물의 효능을 확인하고, 글로벌 사용 승인에 필요한 임상 결과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대웅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동화약품도 기존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치료제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부도 발빠르게 치료제 사용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 중이다. 서경원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신속한 허가를 위해 ‘고 신속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허가전담심사팀을 구성, 기존 심사기간 120일을 30일로 단축할 예정”이라며 “허가 신청을 받는 대로 바로 심사에 돌입해 지체없이 치료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점, 기존 치료제를 재활용(약물재창출) 한다는 점 등이 국내에서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